"총선 수개표는 고강도 강제노역"…들고 일어난 공무원들

입력 2024-02-05 11:35   수정 2024-02-05 11:39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공무원연맹이 오는 4·10 총선에서 수개표를 도입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 공무원연맹은 5일 입장문을 내 "선거 투명성을 위해 14~24시간 이상의 긴장과 집중을 요구하는 고강도 과로 업무에 전수 수개표까지 추진한다면 이런 고강도 강제노역을 어느 공무원이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며 "공무원·교사노동조합과 함께 4월 총선 선거사무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강력히 촉구하며 투쟁의 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4·10 국회의원선거 투개표 과정에 전수 수검표(수개표) 방식이 도입된다. 선거 투명성을 위해서다.

현행 개표 절차에서는 투표지 분류기(전자 개표기)를 거친 투표지를 심사계수기에 넣고 개표사무원은 이를 육안으로만 확인한다. 하지만 투표지 분류기를 통한 개표 조작 의혹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앞으로는 투표지 분류기의 분류 절차와 심사계수기의 검표 절차 사이에 사람이 직접 손으로 검표하는 절차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선거관리위와 행정안전부는 그 밖에도 “투표함과 투표용지에 대한 접근 권한을 원칙적으로 (지방) 공무원에게만 전적으로 부여하겠다”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공무원연맹은 "이 같은 발표는 지금까지 모든 공직선거의 투개표 업무는 관례적으로 지방공무원이 핵심이 돼왔다는 점을 악용한 관료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처사"라며 "부정선거의 의혹을 없애겠다는 명분으로 그 옛날 관권선거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동원령을 내린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5G 상용화로 4차산업혁명의 한 중심에 서 있는 2024년에 수작업 투개표 운운하는 것은 역사를 되돌리는 행위"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꽃인 공직선거에 대한 자발적인 국민 참여를 정부 스스로 먼저 차단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개표 과정에 수검표가 도입되면서 대규모 인력 동원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공무원뿐 아니라 공공기관 종사자, 일반 선거사무원 등 선거 지원 인력을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법정 공휴일인 선거 날 밤샘 수검표 작업을 장시간 근로로 인식하고 있다. 또 개표 업무에 참여하는 공무원에 대한 낮은 수당도 불만을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은 선거사무를 보는 공무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일에 투입되는 공무원들은 사전 준비부터 진행, 투·개표까지 14시간 이상 쉴 틈 없이 일한 후 휴식도 없이 본업을 수행하는데도, 지급받는 수당은 식대와 사례금을 포함해도 12만원 정도에 불과해 '최저시급'에도 못 미친다는 주장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